채용시장에 부는 인공지능(AI) 훈풍 – 코로나 일상이 가져올 인공지능 채용 시장, 앞으로를 전망하다

인공지능 채용이란?

코로나 일상으로 사회 전반에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채용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시험이나 면접이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지원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를 보완하고자 채용 과정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국내 한 채용사이트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언택트 채용 방식 도입 및 인식 실태’ 설문조사에서, 전체 44.9%가 상반기 언택트 채용 전형을 실시했다고 응답했다. 언택트 채용 전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화상 면접(38.2%)이었으며, 영상 평가(9.9%)도 3번째 순위를 기록했다. 

AI Recruitment, 즉 인공지능(AI) 채용이란 채용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이력서 검토부터 면접, 최종 합격까지 이르는 과정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AI 채용을 통해 채용 담당자는 이력서 검토 등 반복적인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구직자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적합한 포지션을 추천받거나, 채용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채용비리 근절, 공정한 기회 부여, 뛰어난 인재 선발 효용성 증대 등의 효과들도 기대된다.


인공지능 채용의 역사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채용 과정에 활용된 사례는 2016년 유니레버(Unilever)다. 국내시장에 ‘도브(Dove)’ 브랜드로 잘 알려진 유니레버는 당시 두 가지 인공지능 서비스(인적성 검사 ‘Pymetrics’, 비디오 면접 ‘HireVue’)를 활용해 최종 대면 면접만 직접 진행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서류평가부터 기본 직무 수행 능력, 동영상 속 표정과 사용 언어 분석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과제 대처 방안까지 모두 인공지능이 판단해 최종 대면 면접에 올릴 후보자를 선별하였다. 채용 점검은 북미 지사에서 시작해 68개국에서 15개 언어로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진행됐으며 총 25만 명의 지원자가 참여했다.

이를 통해 최종 200명의 신규 입사자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보자가 채용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4개월에서 4주로 단축됐다. 이를 전체 후보자의 누적 시간으로 계산하면 5만 시간이며, 채용 담당자의 신청서 검토 시간 역시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종 면접에 진출한 후보자에 대한 제안 비율은 인공지능 채용 도입 전보다 17% 상승한 80%, 제안을 수락한 비율 역시 18% 증가한 82%를 기록하는 등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공지능 채용 현황

국내에서도 채용 과정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2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9%가 상반기 비대면 채용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특히 57.3%는 하반기 비대면 채용 진행 계획을 밝혔고, 이들 가운데 71.7%는 코로나 안정화 이후에도 비대면 채용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듯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채용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53개 업체가 인공지능 역량검사 응시 등을 통해 비대면 채용을 진행했다. 

인공지능 역량 평가란 인공지능의 질문에 대한 지원자의 답변을 뇌신경 과학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400개 기업에서 인공지능 역량검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 전체 사용 기업 수(300개)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입사지원서의 표절 검사는 물론 키워드 분석을 통한 기업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인공지능 채용 과정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 프로세스

 인공지능 채용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각 과정에 맞는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의 인지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목적이라 사람을 대신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충분히 학습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반 면접 플랫폼은 딥러닝 기반으로 지원자에게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상황(질문이 포함되는 대화)을 제공하고 지원자의 답변을 통해 적합한 사람인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할 때에도 채용 담당자만큼 정확하게 이력서를 검토하고 후보자를 선별해야 한다. 여기에 객관성과 형평성을 가질 수 있도록 편견이 포함된 데이터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신입 구직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 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70.7%는 인공지능 채용 전형 준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공지능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응답자의 56.4%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이 주관적 판단을 줄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를 평가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인공지능이 편향된 내용을 학습하면 오히려 차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 채용에 필요한 다채로운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서비스 목적에 맞는 적합하고 정교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채용 시장 전망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앱솔루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채용 시장은 새로운 인공지능 솔루션을 사용해 채용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려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2027년까지 연평균 7.6% 성장, 3억 8900만 달러(약 4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향후 8년 동안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가장 높은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시장에서도 인공지능 채용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올 초 한 채용사이트가 기업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채용 공정성’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8%가 채용 공정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54.5%는 인공지능이 채용 공정성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답했으며, 44.6%는 공정성 강화를 목적으로 인공지능 채용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공지능 채용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지원자 1만 명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할 때 인사 담당자 10명 기준, 하루 8시간씩 총 일주일이 소요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하루면 모든 서류를 검토할 수 있어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공정성과 형평성이 반드시 담보돼야 하는 금융권 공채에서도 향후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 방식이 더욱더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림을 이르는 말이다. 편의성과 공정성을 앞세워 채용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기다려진다.